만들고, 땅으로 스미다
2023 - 2024
만들고, 땅으로 스미다
2023 - 2024
조각의 생애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며,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대신 재료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쌀겨, 귤껍질, 채소 착즙 찌꺼기 같은 음식 부산물과 점성을 가진 해조류 추출물 (미역, 다시마 등)을 섞어 반죽을 만들고, 그것을 조각 재료로 성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나는 그 과정을 마치 땅을 위한 최적의 맛있는 음식을 해주기 위한 요리 연구의 시간처럼 임하게 되었다.
실험 결과물은 실내에 보관하기도 하고, 야외에 두고 자연스러운 변화를 관찰하기도 했다. 어떤 외부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얼마나 본래의 형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실험하며 조각을 만들고 기록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직접 조각의 레시피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곧, 조각의 생애주기를 직접 부여하는 일이 되었다.